컴퓨터 네트워킹 기술인 이더넷(Ethernet)과 인피니밴드(InfiniBand)의 주요 차이점을 분석하고, 이러한 차이점이 성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정리를 했습니다.
이더넷은 범용적인 네트워크 환경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술인 반면, 인피니밴드는 고성능 컴퓨팅(HPC), 대규모 데이터 센터 등 특수한 환경에서 요구되는 높은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각 기술의 특징을 비교 분석하여 성능 차이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명확히 제시하고자 합니다.

1. 이더넷(Ethernet) 개요 및 특징

이더넷은 IEEE 802.3 표준으로 정의된 컴퓨터 네트워킹 기술로, Local Area Network (LAN), Metropolitan Area Network (MAN), Wide Area Network (WAN)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됩니다.

  • 설계 목적: 범용적인 네트워킹 및 다양한 장치 연결 지원
  • 주요 특징:
    • 광범위한 호환성 및 다양한 벤더 지원
    • 유연한 토폴로지 구성 (스타, 트리 등)
    • 비교적 저렴한 비용
  • 전송 방식: 초기에는 CSMA/CD (Carrier Sense Multiple Access with Collision Detection) 방식을 사용했으나, 현재는 주로 스위칭 방식을 채택하여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 신뢰성: 상위 계층 프로토콜(TCP)에서 오류 복구를 담당합니다.
  • 지연 시간: 스토어 앤 포워드 방식의 스위칭, MAC 주소 테이블 검색 등으로 인해 비교적 높은 지연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 대역폭: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통해 높은 대역폭을 제공하며, 현재 최대 800Gbps 상용화 및 1.6Tbps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 CPU 부하: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CPU의 개입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2. 인피니밴드(InfiniBand) 개요 및 특징

인피니밴드는 고성능 컴퓨팅 환경, 서버 간 연결, 고성능 스토리지 시스템 등 낮은 지연 시간과 높은 대역폭을 요구하는 환경을 위해 설계된 인터커넥트 기술입니다.

  • 설계 목적: 고성능 컴퓨팅 (HPC), 서버 및 스토리지 연결, 낮은 지연 시간 요구 환경
  • 주요 특징:
    • 매우 낮은 지연 시간
    • 매우 높은 대역폭
    • 손실 없는(lossless) 전송 보장
    • 하드웨어 기반의 높은 신뢰성 및 QoS (Quality of Service) 제공
  • 토폴로지: 스위치 기반의 패브릭 구조 (Fat Tree, Dragonfly 등)를 통해 고성능을 극대화합니다.
  • 전송 방식: 스위치 기반의 포인트-투-포인트 연결을 통해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지원합니다.
  • 신뢰성: 하드웨어 레벨에서 혼잡 제어 및 오류 감지/복구 메커니즘을 통해 높은 신뢰성을 보장합니다.
  • 지연 시간: 하드웨어 기반 라우팅 및 병렬 링크 활용으로 매우 낮은 지연 시간을 제공합니다.
  • 대역폭: 초기 설계부터 고대역폭을 목표로 개발되었으며, 현재 최대 400Gbps까지 상용화되었습니다.
  • CPU 부하: RDMA (Remote Direct Memory Access)를 지원하여 데이터 전송 시 CPU 개입을 최소화합니다.

3. 이더넷과 인피니밴드의 성능 차이 및 원인 분석

성능 지표 이더넷 (Ethernet) 인피니밴드 (InfiniBand) 성능 차이 발생 원인
지연 시간 비교적 높음 매우 낮음 설계 목적, 라우팅 방식, 패킷 처리 방식
대역폭 지속적 발전 중 매우 높음 초기 설계 목표, 병렬 링크 활용
신뢰성 상위 계층에서 처리 하드웨어 레벨에서 보장 오류 제어 메커니즘 구현 방식
CPU 부하 상대적으로 높음 매우 낮음 RDMA 지원 여부 및 효율성

 

3.1. 낮은 지연 시간 (Low Latency)

인피니밴드는 고성능 컴퓨팅 환경의 핵심 요구 사항인 낮은 지연 시간을 달성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하드웨어 기반의 효율적인 라우팅 메커니즘과 단순화된 패킷 처리 과정을 통해 데이터가 목적지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반면, 이더넷은 스토어 앤 포워드 방식의 스위칭과 MAC 주소 테이블 검색 등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지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2. 높은 대역폭 (High Bandwidth)

인피니밴드는 다중 레인(lane)을 통합하여 사용하는 방식을 통해 높은 대역폭을 제공합니다. 이는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HPC 환경에서 중요한 이점입니다. 이더넷 역시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통해 대역폭을 향상시키고 있지만, 초기 설계 목표의 차이로 인해 인피니밴드만큼 높은 대역폭을 기본적으로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3.3. 손실 없는 전송 (Lossless Transmission)

인피니밴드는 하드웨어 레벨에서 정교한 혼잡 제어 메커니즘을 구현하여 패킷 손실을 최소화하고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합니다. 이는 데이터 손실이 시스템 전체의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HPC 환경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더넷은 초기 설계에서 패킷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위 계층 프로토콜인 TCP에서 재전송 메커니즘을 통해 오류를 복구합니다.

3.4. RDMA (Remote Direct Memory Access) 지원

인피니밴드는 RDMA를 기본적으로 지원하여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할 때 CPU의 개입을 최소화합니다. 이는 CPU가 데이터 전송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더넷에서도 RoCE (RDMA over Converged Ethernet)와 같은 기술을 통해 RDMA를 지원하지만, 인피니밴드의 하드웨어 기반 RDMA만큼의 성능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3.5. 이더넷 헤더 오버헤드

이더넷 프레임은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다양한 헤더 정보를 포함합니다.

일반적인 이더넷 II 프레임의 헤더는 14 바이트로 구성되며, VLAN 태깅(802.1Q)이 추가될 경우 18 바이트로 증가합니다. 이 헤더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포함됩니다.

  • Destination MAC Address (6 바이트): 수신 장치의 물리적 주소
  • Source MAC Address (6 바이트): 송신 장치의 물리적 주소
  • EtherType (2 바이트): 페이로드에 담긴 데이터의 프로토콜 유형 (예: IPv4, IPv6)
  • VLAN Tag (4 바이트, 옵션): VLAN 정보 (802.1Q 태깅 시)

이러한 헤더 정보는 실제 전송되는 데이터 외에 추가적인 오버헤드를 발생시키며, 이는 유효 데이터 전송률을 감소시키고 지연 시간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작은 크기의 패킷이 빈번하게 전송되는 환경에서는 헤더 오버헤드가 전체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습니다.

3.6. 인피니밴드 헤더 오버헤드

인피니밴드의 헤더 구조는 이더넷과 다릅니다.

인피니밴드는 Base Transport Header (BTH)를 포함하며, 이는 약 12 바이트 로 구성됩니다.

또한, 필요에 따라 Remote Access Header (RETH) 등 추가적인 헤더가 사용될 수 있지만, 기본적인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헤더 크기는 이더넷과 유사하거나 더 작을 수 있습니다.

인피니밴드는 효율적인 헤더 설계뿐만 아니라, RDMA를 통해 데이터를 사용자 공간에서 직접 전송하여 운영체제 커널을 거치는 오버헤드를 줄이고, CPU 개입을 최소화합니다. 이는 헤더 오버헤드로 인한 성능 저하를 완화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3.7. 헤더 오버헤드가 성능에 미치는 영향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총 데이터 양은 실제 페이로드 데이터와 헤더 정보를 합한 것입니다. 헤더의 크기가 클수록, 동일한 양의 유효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더 많은 총 데이터가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해야 하므로, 대역폭 효율성이 감소하고 지연 시간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인피니밴드는 설계 초기부터 고성능을 목표로 헤더 크기를 최적화하고, RDMA와 같은 기술을 통해 전반적인 전송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반면, 이더넷은 범용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계층의 프로토콜을 수용하기 위한 헤더 구조를 가지고 있어, 특정 고성능 환경에서는 상대적으로 오버헤드가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4. 이더넷이 인피니밴드보다 헤더를 더 많이 사용하는 이유

범용성기존 네트워크와의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며, 다음과 같은 장점들이 있습니다.

4.1. 넓은 호환성 및 유연성:

  • MAC 주소 기반의 주소 체계: 이더넷 헤더는 6바이트의 송신 및 수신 MAC 주소를 포함합니다. 이는 계층 2 (데이터 링크 계층)에서 장치를 식별하고 통신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MAC 주소는 전 세계적으로 고유하게 할당되어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장치 간의 물리적인 연결과 통신을 가능하게 합니다. 인피니밴드는 서브넷 내에서 로컬 ID를 사용하고, 글로벌 식별을 위해 추가적인 주소 변환 계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EtherType 필드: 이더넷 헤더의 EtherType 필드(2바이트)는 페이로드에 담긴 상위 계층 프로토콜(예: IPv4, IPv6, ARP)을 명시합니다. 이 필드 덕분에 이더넷은 다양한 프로토콜을 투명하게 전송할 수 있으며, TCP/IP와 같은 인터넷 프로토콜 스택의 기반 기술로 널리 사용될 수 있었습니다. 인피니밴드는 특정 상위 계층 프로토콜에 더 특화된 구조를 가질 수 있습니다.
  • VLAN 태깅 지원: 이더넷 헤더는 선택적으로 4바이트의 VLAN (Virtual Local Area Network) 태그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VLAN 태깅은 물리적인 네트워크 토폴로지와 상관없이 논리적으로 네트워크를 분할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여 네트워크의 유연성과 보안성을 높입니다. 인피니밴드도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이더넷의 VLAN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표준입니다.

4.2. 기존 인프라와의 통합 용이성:

  • 오랜 역사와 폭넓은 보급: 이더넷은 수십 년 동안 발전해 온 기술로, 전 세계적으로 방대한 설치 기반과 다양한 장비 생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더넷 헤더는 이러한 기존 인프라와의 호환성을 유지하며 새로운 기술과 공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 표준화: IEEE 802.3 표준을 통해 이더넷 헤더 구조와 관련 기능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어, 다양한 제조사의 장비 간 상호 운용성을 보장합니다.

4.3. 상위 계층 프로토콜 지원 용이성:

  • 단순한 데이터 링크 계층 역할: 이더넷은 주로 데이터 링크 계층에서 프레임 전송을 담당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 전송 및 복잡한 기능은 주로 상위 계층 프로토콜(TCP 등)에서 처리합니다. 이더넷 헤더는 이러한 상위 계층 프로토콜을 효율적으로 캡슐화하고 전달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만을 포함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장점들은 필연적으로 헤더 오버헤드 증가라는 단점을 동반합니다. 하지만 이더넷의 범용성, 호환성, 그리고 오랜 기간에 걸쳐 구축된 광범위한 생태계는 이러한 오버헤드를 감수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며, 이더넷이 오늘날까지도 가장 널리 사용되는 네트워킹 기술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도 이더넷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RoCE (RDMA over Converged Ethernet) 와 같은 기술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더넷의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있습니다.

5. 결론

이더넷과 인피니밴드의 성능 차이는 설계 목적, 전송 방식, 신뢰성 메커니즘, RDMA 지원 여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특히, 이더넷 헤더는 기본적인 주소 정보 외에도 VLAN 태그 등의 추가적인 정보를 포함할 수 있어 오버헤드가 발생하며, 이는 지연 시간 증가 및 대역폭 효율성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인피니밴드는 효율적인 헤더 설계와 RDMA 기술을 통해 이러한 오버헤드를 최소화하고,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요구하는 낮은 지연 시간과 높은 대역폭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네트워크 환경의 특성과 요구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여 적합한 네트워킹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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